별점 5점 만점에 4.5점? 그건 '가짜'다 : 이모티콘이 당신의 진짜 욕망을 읽는 법
안녕하세요! 라이프 스타일러 입니다. 오늘은 조금 다른 주제를 가지고 왔는데요. 바로 이모티콘과 음식에 관한 우리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평가를 합니다. 배달 앱에서 별점을 매기고, 유튜브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넷플릭스에서 엄지척을 날립니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 안 해보셨나요? "맛은 있는데 양이 좀 적어... 이걸 별점 4점을 줘야 해, 5점을 줘야 해?" "좋아요를 누르기엔 뭔가 애매하고, 싫어요는 아닌데..."
숫자나 단순한 버튼만으로는 우리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다 담아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제15회 팡본 감각과학 심포지엄(PSSS 2023)>에서 발표된 흥미로운 주제 "이모티콘 vs. 좋아요 점수: 쾌락적 역학을 더 잘 파악하는 방법은?"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딱딱한 숫자보다 노란 얼굴의 '이모티콘(Emoji)'이 소비자의 '진짜 속마음(쾌락적 역학)'을 훨씬 더 정교하게 읽어낸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 연구를 통해, 왜 별점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혔는지, 그리고 이모티콘이 어떻게 우리의 감각과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는지 심도 있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이모티콘이 당신의 진짜 욕망을 읽는 법
당신은 오늘 점심으로 먹은 파스타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1점부터 9점 척도로 평가하라고 하면 즉시 답할 수 있나요? 아마 잠시 머뭇거릴 겁니다. "7점? 8점?" 하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겠죠.
하지만 "이 파스타를 먹었을 때의 표정을 골라보세요"라고 하며 😍(하트 뿅뿅), 😋(입맛 다심), 😐(무표정) 이모티콘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0.1초 만에 본능적으로 하나를 고릅니다.
PSSS 2023의 연구는 바로 이 차이에 주목합니다. 인간의 '즐거움(Hedonic)'은 이성적인 숫자가 아니라, 직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1. 숫자(Liking Scores)는 '생각'하게 하고, 이모티콘(Emoji)은 '느끼게' 한다
연구진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먹는 동안 변화하는 만족감을 측정할 때, 두 가지 방식을 비교했습니다.
전통적 방식: 척도 점수 (예: 1~9점, 좋아요 수)
새로운 방식: 이모티콘 (다양한 표정 아이콘)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점수(Score)를 매기게 했을 때 사람들은 분석적으로 변했습니다. "맛은 9점인데 가격이 비싸니까 7점 줄까?"라며 이성적인 필터를 거칩니다.
반면 이모티콘을 사용하게 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순수한 감정 상태'를 투영했습니다.
숫자로는 표현 못 하는 '죄책감 섞인 즐거움(Guilty Pleasure)'을 😈(악마)로 표현하거나,
맛은 있지만 '너무 매워서 고통스러운 즐거움'을 🥵(땀 흘리는 얼굴)로 표현하는 식입니다.
즉, 이모티콘은 단순한 "좋다/나쁘다"를 넘어 "어떤 종류의 즐거움인가?"라는 질적인 정보(Nuance)를 담아냅니다.
2. '쾌락적 역학(Hedonic Dynamics)': 즐거움은 멈춰있지 않다
이 논문의 핵심 키워드는 '역학(Dynamics)'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고정된 스냅샷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하는 동영상과 같습니다.
초콜릿 케이크를 먹을 때를 상상해 보세요.
첫 입: 천상의 맛입니다. (😍)
세 입째: 여전히 맛있지만 처음만큼은 아닙니다. (😊)
마지막 입: 너무 달아서 좀 물리거나 느끼합니다. (🥴)
만약 다 먹고 나서 "몇 점입니까?"라고 물으면 우리는 이 변화를 다 무시하고 퉁쳐서 "8점"이라고 답합니다. 정보의 왜곡이 일어나는 것이죠.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모티콘은 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텍스트나 숫자보다 고르기 쉽고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는 순간순간 변하는 기분을 귀찮아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3. 배달 앱 리뷰의 딜레마와 이모티콘의 필요성
저도 소비자로서 '별점의 한계'를 느낀 적이 많습니다. 며칠 전 배달 음식을 시켰는데, 음식 맛은 정말 훌륭했지만 배달이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해서 다 식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리뷰 창을 켰는데 고민이 되었습니다.
별 1개를 주자니 사장님께 죄송하고 맛은 있었으니까 억울합니다.
별 5개를 주자니 배달 늦은 게 너무 화가 납니다. 결국 애매하게 별 3개를 주고 "맛은 있는데 배달이 늦어요"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 별 3개가 맛이 없다는 건지, 서비스가 별로라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알기 어렵습니다.
만약 이때 이모티콘 시스템이었다면 어땠을까요?
맛: 🤤 (군침)
배달: 😤 (김이 뿜어져 나오는 화난 얼굴)
이렇게 두 개만 찍어도 제 복잡한 심경(맛있어서 화가 풀리지만 배달은 짜증 남)이 완벽하게 전달되었을 것입니다. 숫자가 뭉개버린 디테일을 이모티콘은 살려냅니다.
4. 기업과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이모티콘 데이터'
이 연구 결과는 앞으로 기업들이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함을 시사합니다.
신제품 개발의 힌트: 소비자가 신제품 음료를 마시고 😮(놀람) 이모티콘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단순히 "맛있다"는 것보다 "새롭다, 독특하다"는 뜻입니다. 마케팅 포인트를 '혁신적인 맛'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부정적 피드백의 구체화: 별점 1점은 그냥 '싫다'지만, 이모티콘 🤢(구역질)은 '맛이 역하다'는 뜻이고, 😡(화남)은 '서비스 불만'일 확률이 높습니다. 개선점을 찾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직관적인 소통: 페이스북이 '좋아요' 버튼 외에 '슬퍼요', '화나요', '최고예요'를 추가한 이유도 바로 이 '감정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5. 우리가 일상에 적용할 점: 내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기록하기
이 연구를 우리 개인의 삶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감정 일기(Mood Tracker)'를 추천합니다.
우리는 하루를 기록할 때 "오늘 기분 70점"이라고 쓰지 않습니다. 그건 와닿지 않으니까요. 대신 다이어리나 캘린더 앱에 그날의 기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이모티콘 하나를 박아두세요.
월요일: 🧟♂️ (좀비처럼 피곤함)
화요일: 💪 (운동해서 뿌듯함)
수요일: 🍰 (달콤한 휴식)
이렇게 기록하면, 한 달 뒤에 달력을 봤을 때 내가 언제 행복했고 언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직관적인 패턴'이 한눈에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연구에서 말한 '쾌락적 역학'을 파악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6. 마치며: 별점의 시대가 저물고, 표정의 시대가 온다
PSSS 2023의 연구는 우리에게 "인간은 계산기가 아니라 감정 덩어리"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좋아요' 숫자나 '별점'은 편리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담기엔 그릇이 너무 작고 딱딱합니다. 반면 이모티콘은 만국 공통어이자, 가장 원초적인 감정의 언어입니다.
앞으로 쇼핑몰 리뷰나 설문조사에서 숫자가 사라지고 수많은 표정들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될 것입니다. 그때 당황하지 마세요. 그저 당신의 표정과 똑같은 아이콘을 누르면 됩니다.
그것이 복잡한 당신의 마음을 세상에 가장 정확하게 알리는 방법이니까요.
참고 문헌: Emojis vs. Liking Scores: Which better captures hedonic dynamics? Presented at the 15th Pangborn Sensory Science Symposium (PSSS 2023).
